권상우의 매력과 욕망의 겉과 속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김헌식(codess) 기자
사람들은 흔히 감성과 이성 그리고 물리성에 매혹된다. 감성은 마음, 이성은 머리라면 물리성은 겉모습 즉, 육체성과 물리적인 힘의 특징이다. 그럼 권상우의 코드는 어떠한 매력에 기대고 있는 것일까.
우선 권상우는 육체성과 물리적인 힘의 측면에서 아주 매력적인 코드를 보이며 등장했다. 일단 권상우는 실제로 큰 키에 잘 생긴 외모, 남성미를 지닌 몸을 지니고 있으며 이 때문에 각 매체에서는 권상우를 몸짱이라고 이르기에 서슴없다.
하지만 권상우를 몸짱이라는 코드만으로 분석하기에는 부족하다. 권상우가 스크린과 영상에 얽힌 코드는 여러가지 면에서 힘에 대한 복합의 욕망 코드이기 때문이다.
우선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권상우는 부잣집 아들인데 이는 경제적인 힘을 말해준다. 이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승주의 위치이기도 하다. 또한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학교 짱으로 대적할 사람이 없는 강한 물리적 힘을 지닌다. 또한 이미지의 힘도 몸짱이다.
그는 단단한 남성의 육체미를 지닌 몸을 영상에 드러낸다. 이 육체는 단지 영화 장면에 보이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실제로 권상우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어서 실제적인 힘을 더 느끼게 한다.
이러한 힘들은 강한 힘들을 의미한다. 경제적인 부, 물리적임 강력함, 육체적인 단단함 등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면적인 힘의 코드만 있는 건 아니다.
<동감내기 과외하기>에서 볼 수 있듯이 권상우는 의외의 부드러운 면을 보여주면서 관객에 인상깊은 이미지들을 남겼다. 겉으로는 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약한 감성을 지녔다는 점을 드러냈다. 사랑 앞에서 언제나 주저하고 제대로 그 감정을 표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 순수한 사랑을 열망하며 지향하는 사람으로 그려졌다.
거칠고 물리적인 힘만을 내세우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따뜻한 감성까지 지녔다면 심리학에서 말하는 강화 효과가 일어나는 것은 당연지사다. 처음에 잘해주다가 뒤에 못해주는 것보다 처음에 못해주다가 나중에 잘 해주는 것이 감성 관계에서 효과적이라는 심리학의 상식의 확인이다.
글 첫머리에서 들었던 감성의 매력은 이렇게 권상우가 감성의 힘까지 장악하며 팬들을 강력하게 잡고 있다는데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감성의 힘은 최근 개봉한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난다. 다만, 이 영화는 폭력 그 자체 속에 있다. 70년대의 폭력적 시대적인 배경과 그 속의 고등학생들이 겪는 폭력사-잔혹사 그 자체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강화효과를 역으로 치고 나온다.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폭력에서 감성을 보여준 데 반해 <말죽거리 잔혹사>는 감성에서 폭력으로 이동한다는 점이다. 주로 사랑 앞에 순수했던 등 감성의 주인공이 어떻게 폭력 속에 반응하게 되는가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도 권상우의 육체의 강한 힘과 탄탄함은 감성과 함께 그의 이미지의 힘들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그러나 이러한 측면들은 마지막 하나의 매력코드, 이성에 부딪힌다.
<동갑내기 과외하기>나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폭력에 대한 이의제기는 없다. 폭력 자체 대한 의문 제기는 이미 물어볼 수준이나 가치가 없는 듯하다. 폭력에는 폭력으로 대응하는 것이 있을 뿐이다.
영화를 지배하는 남근 중심성, 폭력의 재생산이라는 측면도 물어볼 필요가 없다. 남근성으로 사회 현상과 학교 모순은 분석되고 해결 방식도 남근 중심으로 모아진다. 여기에 폭력의 재생산은 관객의 시대공감에 묻혀버린다.
어떤 이는, 70년대 학창시절을 폭력 속에서 보낸 이들이 공감하는 영화이지만 영화가 70년대의 폭력이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고 강변할지 모르겠다. 그렇게 관객을 부르고 있는 지는 모를 일이지만 그 폭력을 당한 70년대를 보낸 이들이 지금 학교 폭력을 행사하는 주인공들이라는 점을 잊지 말 일이다. 군대에서 폭력에 길들여진 이들이 폭력의 주인공이 되는 구조 말이다.
이를 간과할 때 감성과 육체성과 물리적인 힘이라는 몸짱은 남성 중심의 폭력 구조에 종속된다. 육체성-물리성과 감성은 이성이 결핍될 때 감각으로 전락하고 오래가지 못한다. 결국 이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권상우 코드는 감각만이 존재한다.
권상우를 둘러싼 코드는 완벽한 힘에 대한 지향이자, 탈주 의지이다. 이를 통해 그를 느끼는 이들은 그의 매력에 빠져들고 대리욕망 충족을 이룬다. 이 힘은 경제적인 부일 때도 있고 물리적인 힘으로, 때로는 육체 자체의 보기 좋음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여기에 마음의 영역인 감성에서도 그 힘을 장악하려 한다. 그러나 이러한 힘은 이성이 제거된 감각에만 그치며 이렇게 호소하게 된다.
폭력의 구조라!, 머리 아프다. 그냥 부수자, 눈물을 흘리며!.
이 간과되는 폭력이라는 모순은 우리 자신의 우월과 욕망을 방해하는 존재라면 어느 것에도 전이될 수 있다는 데 위험성이 있다. 감각적인 힘은 폭발적인 주목과 그에 따른 인기를 가져다주지만 오래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권상우가 극복해야 하는 부분은 이것이다. 1월 29일 SBS 한밤의 TV연예에서 권상우가 밝힌 소망, 오래 지속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도 더욱 그렇다.
2004/01/30 오후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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